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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결정적 30장면


1982년부터 시작된 한국 프로야구의 30주년에 맞춰 30개의 지나간 장면들을 되돌아 보는 컨셉으로 2011년 말에 만들어진 책이다. 사실 야구 경기를 보다보면 집중력이 떨어질때가 있다. 타 스포츠에 비하여 경기시간이 길다보니 3~4시간 계속 집중할수도 없고 공수교대로 인한 광고타임도 스킵하고 싫은 마음이 드는게 사실이다. 물론 경기가 흥미로워 다보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난 솔직히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것 같다. 흥미 차원을 떠나서도 시간이 나지 않거나 같은시간 다른 경기를 제대로 보지 못한경우는 최근 야구 전문 하이라이트 방송이 실시간 중계 이후로 바로 방송되기도 해서인지 이렇게 한시간으로 요약해 놓은 영상이나 네이버를 통해 하이라이트로 보는게 오히려 더 흥미로울때가 있는것도 나에겐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이 책 또한 그 당시의 장면을 보지 못했더라도 한권으로 30년의 세월동안에 숨겨진 명장면들을 하이라이트처럼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한국야구도 벌써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각자에게 뇌리를 스쳐가는 장면이 모두 다를것이다. 경기가 무수히도 많이 열렸고 세월도 많이 흘렀으니 말이다. 하지만 임펙트 있는 장면외에 야구팬이라면 시간이 지났지만 한번씩 상기해볼만한 약간 덜 알려지거나 우리 머리속에 잊혀진 장면이 숨어있기도 하다. 스포츠에서 결과가 물론 중요하지만 인과관계가 있고 과정에서의 결정적 장면도 있기 때문이다. 92년의 롯데 우승에는 91년의 값진 패배를 밑거름으로 성장할수 있었듯이 말이다.팬 대다수가 생각하고 누구나 언급하는 프로야구 역사상 유명한 명장면을 손꼽기 보다는 대중에게 다소 덜 알려진 장면 위주로 작가의 시각에서 또다른 측면을 한번 뒤집어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잊혀진 기억으로 남아야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고, 다시 돌아가 결정적 장면을 영상으로 보고 싶을만큼 뒷 이야기와 실제 구성이 멋들어지게 어울려져있다. 결과라는 산물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것이 아니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의 여러가지 일들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당시 상황에 이해가 쉽고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지기도 한다.1995년에는 방위병 출장금지 조치로 인한 선수가 갑자기 경기 도중 선수가 빠지는 결정적 장면 이 있기도 했다. 그 선수의 마운드 강판으로 인한 전력손실도 있지만 크게보면 외부적 요인의 결정적 장면 변수를 만들기도 했다. 방위병임에도 홈경기에 출전이 가능했던 95년까지와 달리 이후 이러한 혜택이 사라지면서 대학에서의 4년이라는 공백에 + 군입대 2년이라는 세월은 결국 대졸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뀌어버린 계기였다​. 고졸들의 프로 러쉬는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닌 것이다. 가령 예상치 않은 시대의 움직임과 결정적 장면을 만들기도 한다. 정주영 회장이 대통령에 낙선을 하게 되고 현대 가(家)는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늘려가게 되었다. 곧 이러한 관심은 현대 피닉스 라는 실업야구 팀을 만들었다. 단순히 보면 실업야구 프로팀이 하나 생긴 장면이었지만, 이로 인하여 프로팀과 실업팀은 선수를 서로 데려 오려는 머니 싸움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여기에 더해져 계약금 인플레이션을 만들어졌고 먹튀라는 단어까지 나오게 만들었다. 결국 태평양을 인수하기로 한 현대 가 현대 피닉스를 자연스럽게 해체 시키면서 알루미늄 배트를 쓰던 타자들은 다시 프로로 몸을 옮겨 나무배트를 늦게 쓰기도 했다.프로야구 초반에는 감독 생명 연장의 꿈과 같은 단기 성적을 위하여 특정 선수의 과부하는 아무것도 아닌일이기도 했지만, 차츰 반대로 위기속에 선수가 필요함에도 끝까지 관리해줘서 오히려 장기적 성적 유지의 지름길을 만들기도 했다. 세부적으로도 투수 보직의 분업화나 스몰볼, 빅볼등 작전과 훈련 시스템은 빠르게 발달했고, 야구 인프라 또한 진화했다. 마찬가지로 승패에서도 이러한 끊임 없는 변화와 요구속에 30년 야구 역사는 승자와 패자가 나뉘었다. 그러나 스포츠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었다. 약팀이 강팀이 되기도 하고, 잘못된 선택으로 강팀이 약팀이 되기도 했다. 오래된 야구 역사속에 결정적 장면만으로도 그 흐름을 알아볼 수 있는건 야구 팬으로서 나이스한 선택이 아닐까?싶다.
한국 프로야구 결정적 30장면 은 한국 프로야구 출범 30주년을 맞아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가 지나온 발자취를 되새기며 반드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순간들을 연도별 주요 장면으로 정리한 책이다. 야구의 추억 시리즈와 한국 프로야구단 시리즈(두산, 기아, 롯데 때문에 산다)를 집필한 김은식 작가가 한국 프로야구 30주년 기념으로 오마이뉴스에서 올해 초부터 연재했던 〈거꾸로 읽는 프로야구사〉 원고를 한 권으로 엮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우승팀의 기록이나 유명 선수 위주의 이야기를 반복하기보다는 프로야구의 성장 과정에서 각 연도별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이슈나 인상적인 장면을 위주로 정리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야구 출범 초기의 시행착오와 성장 과정의 주요 사건, 프로야구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던 다양한 시도들이 주로 다뤄지고 있으며, 각 연도별 주요 사건을 통해 그 이면에 담긴 의미를 발견하고자 노력하였다.

이 책에 기록된 장면들은 어느 한 열성 야구 팬의 개인적인 기록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의 지난 30년의 순간들을 기록한 이 책을 통해 한 시대를 함께 통과한 야구 팬들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저자의 바람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도 자신이 기억하는 프로야구 30년 역사를 되새겨보면서 자신만의 프로야구 30년 역사를 정리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가 사랑한 30년을 추억하며

1982~1991: 프로야구 시대의 개막

1982년. 정리 해고된 열한 명의 슈퍼스타들
* 프로야구 개막 당시의 연봉과 물가
1983년. 청룡, 발야구를 창시하다
1984년. 마무리의 탄생, 하지만 끝나지 않은 에이스의 시대
1985년. 삼미의 18연패와 삼성의 전후기 통합 우승
* 계약금 1억원 시대
1986년. 한국 프로야구의 첫 번째 세대교체
1987년. 최동원과 선동열, 두 개의 해가 뜨다
1988년. 장호연과 이동석의 노히트노런
1989년. 삼성 자이언츠 VS 롯데 라이온즈
1990년. 서울의 첫 우승, 한국판 뉴욕 양키스의 탄생
1991년, 부산야구의 두 번째 봄에 백만 관중이 모여들다
* 연봉 1억 원 시대의 풍경

1992~2001: 영광과 상처, 그래도 야구는 계속된다

1992년. 연습생 출신 홈런왕, 40홈런 시대를 열다
1993년. 트윈스, 슈퍼에이스 없이 우승하는 법을 찾다
1994년. 정주영의 낙선 후폭풍이 야구장으로 불다
1995년. 방위병 출장금지 조치, 프로야구의 흐름을 바꾸다
1996년. 괴물 신인 박재홍 30-30시대를 열다
* 1986년의 몸값 폭등
1997년. 박철순, 마운드에 입을 맞추다
1998년. 외국인 선수의 등장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의 소멸
2000년. 임수혁을 잃고 외양간을 고치다
   * 3억 연봉 시대의 풍경
2001년. 세 명의 외국인이 한국 야구를 지배하다

2002~2011: 암흑기를 거쳐 600만 관중 시대로

2002년. 한국시리즈, 라이온즈와 트윈스의 10년을 가르다
2003년. 이승엽이 암흑기의 야구장으로 잠자리채 관중을 모으다
2004년. ‘공룡재벌 전쟁’의 절정, 한국시리즈 9차전
2005년. 5연속 꼴찌를 끊은 에이스, 사상 첫 하위권 출신 MVP가 되다
2006년. 송진우, 이원중계의 푸대접 속에서 200승 금자탑을 완성하다
* 최고 계약금과 최고 연봉 선수
2007년. 제리 로이스터, 외국인 감독 성공시대를 열다
2008년. 18이닝 1박 2일 경기 ‘무승부의 딜레마’가 낳은 희극
2009년. 기아 타이거즈, 해태 타이거즈와 화해하다
2010년. 타격 7관왕 이대호의 9경기 연속홈런
2011년. 프로야구단, 팬들이 먹던 밥상을 걷어차다